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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기업에게 들을 수 없는 솔직한 이야기.

한가로운 토요일 오후, 여느 때처럼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가서 노트북을 꺼내 웹서핑을 하고 있던 A씨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요즘 유행하는 양털 후리스나 자켓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소 자주 보았던 쇼핑몰 사이트에 들어가서 한참을 구경하던 중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다. 사진을 이리저리 살펴보니 디자인도 예쁘고 특히 가격에 비해 퀄리티가 무척 괜찮아 보였다. 마침 L 사이즈도 수량이 남아 있어 A씨는 바로 구매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그 순간 이런 생각을 했다.



'아, 사람들 리뷰를 한번 확인해 볼까?'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받던 지난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의 소비자는 온라인상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제품에 관한 온갖 정보를 스스로 손쉽게 찾아보며(혹은 역으로 정보를 제시하며) 더 똑똑해지고 더 꼼꼼해졌다. 그로 인해 제품의 장점만을 이야기하는 광고나 전문가들의 의견보다 오히려 직접 구매를 경험한 주변 지인들의 추천, 심지어 처음 보는 사람들의 솔직한 온라인 리뷰를 더 신뢰하게 되었다. 세계적인 마케팅 구루인 필립 코틀러 역시 자신의 저서 '마켓 4.0'을 통해 '인지 - 흥미 - 고려 - 구매'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소비자 구매 경로를 '인지 - 호감 - 질문 - 행동 - 옹호'로 새롭게 정의하면서 친구 조언이나 사용 후기가 이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소비자는 조언 구하기, 사용 후기 검색, 가격 비교 등 '질문' 단계를 통해 직접 정보를 찾곤 한다.]



| 리뷰는 소비자의 구매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정보 분석 기업 닐슨의 Global Trust in Advertising Report(2015년)를 살펴보면 한국 소비자들은 광고 유형 중에서 지인의 추천(78%)을 가장 신뢰했고 온라인에 게시된 소비자 의견(61%)을 두 번째로 선택했다. 그뿐만 아니라 시장조사 전문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서는 10대에서 40대 사이의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소비자 리뷰'와 관련된 설문 조사(2017년)를 진행했었는데, 무려 78.6%의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하기 전 항상 온라인 리뷰나 후기를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하나 비교해 보면서 까다롭게 구매하는 습관을 지닌 오늘날의 소비자들이 다른 사람의 리뷰나 후기에 꽤 높은 신뢰와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10명 중 8명의 소비자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 리뷰를 확인한다.]



어떻게 보면 리뷰라는 것은 단순히 누군가가 남긴 자기 생각의 흔적에 불과하다. 하지만 구매를 심도 있게 고민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제품을 탐색하는데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줄 수 있는, 아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정보로 여겨진다. 복잡한 구매 의사결정을 확정 짓는데 리뷰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물론 가짜 리뷰와 같은 어뷰징은 논외)


그러다 보니 제품 및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소비자 리뷰가 굉장히 중요해졌다. 앞서 이야기한 내용을 생각해 본다면 아무래도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결정을 돕는 리뷰가 판매에 일정 부분 이상 도움이 될 테니 말이다. 일례로 Northwestern University의 Spiegel Research Center와 온라인 고객 평점 및 리뷰 솔루션 업체인 PowerReviews는 리뷰가 구매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는데 그 결과 비슷한 유형의 두 제품을 비교했을 때 리뷰가 있는 제품의 구매 확률이 무려 270%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리뷰가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해 확실한 구매를 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당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의 리뷰 작성률은 안녕한가?

구매하려는 소비자에게도, 판매하려는 기업에게도 리뷰가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실제로 구매 후 리뷰를 작성하는 소비자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20%? 10%? 아니다, 평균 판매 대비 3%에 불과하다. 100명 중 무려 97명은 리뷰를 작성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왜 이렇게 리뷰 작성률이 낮은 걸까? 리뷰를 작성해 본 경험을 떠올려 본다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보통 웹사이트나 모바일에서 리뷰를 작성하는 과정이라고 하며 로그인 - 주문 조회 - 주문내역 페이지 - 상품 선택 - 긴 스크롤 바 - 리뷰 쓰기 버튼 - 리뷰 작성의 순으로 이루어져 있다. 굉장히 길고 지루한 경험이다. 결국 이 과정을 거칠수록 소비자에게 리뷰 작성은 '복잡하고 귀찮은 하나의 노동'이 되어 버린다. 기업이 제공하는 고객 경험 측면에서 본다면 치명적인 결점이 아닐 수 없다. 



| 소비자의 리뷰 작성률을 높여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물론 리뷰 작성률이 높아진다고 해서 매출 역시 즉각적으로 늘어나는 이상적인 상황이 항상 찾아온다고 장담할 순 없다. 리뷰 이외에도 매출에 관여하는 변수는 수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리뷰의 개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여느 연구 결과도 있긴 하다.


하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리뷰는 소비자들의 얕은 구매 욕구에 불을 지피는(혹은 없었던 구매 욕구를 만들어 내기도 하는) 하나의 불씨로써 제 역할 그 이상을 충분히 한다. 잘 정리된 리뷰 하나가 매출 상승을 이끄는 유의미한 정보성 콘텐츠가 되어 마케팅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게다가 연평균 19% 이상 급격히 성장 중인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리뷰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과 도구, 기술들이 보편화되고 발전하고 있는 요즘 트렌드는 리뷰의 중요성이나 비중이 점차 커지리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기업들은 이에 걸맞은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자사의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질 높은 리뷰를 많이 작성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물론 그 안에서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해 그들이 기업의 열정적인 지지자가 될 수 있도록 끈끈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소비자가 제품 및 서비스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긍정 혹은 부정적인 의견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등의 전문적인 리뷰 분석을 통해 문제를 개선하고 기업 웹사이트의 검색 순위, 브랜드 만족도나 신뢰도를 높이는 것과 같은 전략적인 접근 역시 필요하다.


기업 입장에서 이와 같은 전반적인 리뷰 관리는 투자 비용 대비 고효율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잠재적 마케팅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기회를 일찍이 발견한 수많은 이커머스 기업들은 비즈니스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이미 리뷰 관련 솔루션을 다양하게 도입하고 관련 인력을 채용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는 소비자 리뷰의 힘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관리에 얼마나 더 많은 신경을 쓰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장이 달라지는 시대가 될 것이다.



- 14. Feb. 2019. 가장 날 것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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